당연히 퇴준생 대파에겐 직장이 있습니다. 그러니 퇴사를 준비하는 것이죠. 저는 제약회사에서 품질관리(QC)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(5-10년 차). 제가 보고 느꼈던 것들을 종종 적어 보려고 합니다. 막연한 환상만 가지고 일하기엔 힘든 직종이기 때문에 환상을 깨고 현실을 볼 수 있게 도움을 드리겠습니다.
1) 하는 일
'품질관리'라는 말 그대로 의약품의 품질이 의도한 바와 같이 만들어졌는지를 관리(검사)하는 일을 합니다. 실험하는 업무라 해서 새로운 약이나 시험법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건 연구개발 쪽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.
1-1) 실험만 하는가
회사 바이 회사이지만 비중이 다를 뿐 아예 실험만 하지는 않습니다. 실험에 필요한 문서를 품질관리팀에서 직접 만들고 작성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.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관련 문서를 만들어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느낍니다. 문서를 만든다는 것은 약전을 볼 줄 알고 필요한 시약, 표준품 등을 찾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GMP 규정을 알고 그에 맞는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니 마냥 정해진 틀에 맞춰 시험만 하기보단 훨씬 더 뭔가 배우고 성장할 수 있겠죠.
1-2) 전공이 중요한가
옙 중요합니다. 화학, 화공, 생명, 제약공학, 미생물, 바이오.... 등등 관련 전공이면 됩니다. 사람을 채용할 때 전공자만 뽑기 때문에 뭐 이건 말할 것도 없네요. 가끔 고졸로 입사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은 확실히 4년제 관련 전공자와 다른 대우로 시작합니다. 실험을 하고 화학을 알아야 하는 직업이니만큼 고졸분들과 전공자분들의 차이가 확실히 있습니다.
1-3) 관련 스펙
관련 자격증? 제 생각엔 없습니다. 하지만 약전과 관련 규정 등이 대부분 영어라서 그런지 영어점수는 높을수록 더 우대합니다. 그리고 꼰머같은 팀장님들은 영어점수와 성실함을 같다고 보시기도 해서 뭐..... 좋은 스펙이 되어 줄 겁니다.
그리고 인턴쉽 등의 경험은 있다고 손해 보는 것은 아닙니다. 취준생 입장에서는 경험이 없으니 한 줄이라도 적을 수 있고 말 한마디라도 보탤 수 있어서 좋지만, 인턴으로 일하는 것 자체는 글쎄 입니다. 회사 입장에서는 떠날 사람에게 제대로 업무를 알려주지도 않고 잡일만 시키기 때문에 개인에게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느낍니다.
1-4) 환상과 현실
제약회사 실험실에서 일한다고 생각하면 거창하게는 '인류의 건강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겠구나', '하얀 가운 입은 내 모습...'등의 생각을 하실 수 도 있겠습니다.
하지만 현직에 있는 대부분의 품질관리팀은 정해진 시험법으로 똑같은 실험을 반복합니다. 이 부분에서 많이들 현타를 느낍니다.
그리고 제품의 출하일정에 시험을 마무리해야 하니 굉장히 쫓기듯이 일을 하고 심할 땐 화장실도 못 갑니다. 품질관리 중에서도 제약회사가 돈을 좀 더 쳐주는데(식품, 화장품 등에 비해) 거기엔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. 야근과 잔업이 일상인 기업도 많고 일이 조금 편하면 연봉이 형편없습니다.
그리고 사람에 직접 적용하는 의약품이므로 굉장한 규제들이 저희를 괴롭힙니다.
2) 마무리
급 마무리를 하자면 무슨 일이든 힘들겠지만 급변하는 세상에서 제약업계의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. 그래서 저는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적성에 맞는 다른 일을 찾고 있어요. 품질관리 업무를 생각 중이신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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